2023년 5월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하와이 섬에서 개최된 Mayo Clinic Sleep Medicine Update 2023을 다녀왔습니다. 보통 하와이 하면 떠올리는 호놀룰루, 와이키키 해변이 있는 오아후 섬이 아니라, 빅아일랜드 라고도 불리는 하와이 섬에서 학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빅아일랜드는 한국에서 직항이 없어 8시간 정도 비행 후 오아후 섬을 경유하여, 1시간 더 주내선을 타고 빅아일랜드 코나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학회장은 공항에서 거리가 있고 빅아일랜드는 버스, 택시가 많지 않아, 전 일정 차를 렌트하여 다녔습니다. Hilton Waikoloa Village 호텔 내에서 진행이 되었고 워낙 호텔 내부가 크고 많은 부대시설이 있고 경치가 좋았습니다.
Mayo Clinic Sleep Medicine Update 학회는 매년 개최지가 미국 내에서 바뀌며 내년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립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면 무호흡증에 관심이 있는 이비인후과, 불면증에 관심있는 정신과 의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강의 위주의 진행으로, 학회 첫날에는 기본적인 성인 및 소아 수면 장애의 병태생리학부터, 불면증의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REM 수면장애까지 기초적인 부분을 잘 설명해주었습니다. 이후 둘째날부터는 pediatric sleep disordered breathing 부터 narcolepsy 진단부터 소아신경과가 아닌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언제 OSA에 대해 고려하고 접근하는지, Hypoglossal nerve stimulation의 내용도 있었습니다. 소아세션이 있지만 다양한 다른 분야의 세션들도 있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날에는 최근 수면에서 많이 적용되는 Wearables in sleep, updates on AI 및 다운증후군과 수면에 대한 내용을 끝으로 학회가 끝났습니다. 올해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하는 교육이수자 시험을 치고 나서, 해당 분야에 대한 내용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참가를 하였는데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진단 분류부터 설명을 해주니 저는 그 점이 좋았습니다. 또한 소아에 있어 진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therapy challenge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좀 더 많은 치료가 제시될 수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회가 끝난 뒤, 화산섬인 빅아일랜드 몇 군데를 돌아다녔습니다. 학회장에서 1시간가량 운전하면 마우나케아 visitor information station에 갈 수 있는데 2,800미터 높이로,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또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정상에는 세계 최고의 천문대가 있으며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촬영한 곳입니다. 저는 정상까지는 가지 못하고 visitor information station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킬라우에아 이키 분화구를 촬영한 사진이며 점처럼 보이는 것이 사람인데, 분화구 밑까지 내려가서 화산 속에서 꽃피는 오히아 레후아 꽃을 찍고 왔습니다. 한국사람은 많이 없었지만 좋은 강의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저는 체코 프라하에서 2023년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린 15회 European Paediatric Neurology Society (EPNS) congress에 다녀왔습니다. EPNS는 2년에 한번씩 유럽의 여러 도시를 돌며 개최되는 학회로 2년 전에는 코로나로 인해 hybrid meeting으로 진행되었지만 올해는 대면 학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가지 못했던 해외학회를 다시 가게 되어 매우 설레었고 유럽 신경학회는 처음인지라 우리나라 학회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유적지와 관광지가 많은 중심지에서 다소 떨어진 프라하 외곽지역에 학회장이 있어 학회장을 오가며 프라하의 이곳저곳을 살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학회에서는 소아 신경 분과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pileptic encephalopathy, Neuromuscular disorder, movement disorder, Neurologic emergency 등의 강의들을 들을 수 있었고, 특히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유전체 이용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여러 강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강의들 중에서 태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경학적 문제들에 대한 태내 치료 및 예후와 관련한 강의는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일방적인 강의 형태가 아니라 환자 케이스를 제시하고 진단명과 치료방법을 고민하게 한 뒤에 그 케이스에 대해 강의하는 형식이었던 Non-epileptic paroxysmal event에 대한 강의도 기억에 남습니다.
유럽학회인 만큼 동양인이 매우 적었지만, 강의실을 오가며 마주칠 수 있었던 함께 가신 교수님들이 계셔서 외롭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학회 일정 사이사이에 체코의 여러 성당과 성들도 구경하고, 아름다운 블타바 강의 노을과 프라하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즐겁고 유익한 학회였습니다.
저는 태국, 방콕에서 2023년 8월 4일부터 8월 6일까지 개최된 제16회 Asian Oceanian Congress of Child Neurology (AOCCN)에 참석했습니다. 전임의 1년차인 작년 International child neurology congress 이후의 첫 해외학회였고, 태국, 방콕이라는 도시는 처음이었고, 많은 선생님들 및 동료들과 함께 가게 된 학회여서 매우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하였습니다.
1일차에는 neuromuscular disease에 대한 주제로 심도 있는 강의가 진행되었고, 각 질환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시아 내 다양한 나라에서 같은 질환군에 대한 실질적인 practice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특히나 SMA 환자들에 있어서 빠른 검사 및 보험급여가 되고 있는 한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대한 차이가 많음을 느끼고, 치료제가 있어도 이를 사용하는 것에 큰 제한이 있는 의료진들은 매우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강의 중 하나는 1일차에 Fukuyama memorial lecture로 일본 Ichizo Nishino 선생님께서 update on muscular dystrophy 강의를 해주셨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muscular dystrophy의 종류, 유전자 및 임상 소견의 차이, 영상 및 병리학적 소견의 차이 등에 대해 정리를 해주셨고, 현재의 치료 및 진행중인 clinical trial 등에 대한 최신 지견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Genetic diagnosis 기술이 발달하고, 검사에 대한 접근성 또한 좋아지면서, 2022-2023년 전임의 생활을 한 저로서는 ‘biopsy 와 MRI의 역할은 점차 떨어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큰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2일차 main session은 Epilepsy의 current and future였고, genetic epilepsy에 대한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3일차 main session은 recent advances in autoimmune disease였는데, MOGAD에 대한 강의에서 실제 case와 최신 journal을 소개하며 MOG positive ADEM의 특징에 대해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고, brain MRI 및 symptom이 typical 하지않게 나타날 수 있어 MOGAD 를 의심하고, Ab 시행이 진단에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학회를 통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전문가들의 임상경험을 들을 수 있었고, 최신 연구 동향 공유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저희 대한소아신경 교수님들께서 강의 및 환자에 대한 경험 공유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멋있다’ 라는 생각을 또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닌, 매일 저녁 Shangri-La Hotel에서 배를 타고 건너편 아이콘 시암을 여러 번 왔다갔다하며 맛있는 식사를 한 것과 마지막날 사원 하나는 가야지 하고, 채종희 선생님, 김수연 선생님과 대표적인 왓포 사원을 구경하러 내렸는데, 알고보니 왓아룬 사원이었던 것 등의 또 다양한 추억거리들이 생겨나서 매우 즐거웠던 해외학회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2023년 9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International Epilepsy Congress에 다녀왔습니다. 아일랜드까지는 직항 비행기가 없어서 근처 유럽 국가에서 환승을 1번 하고 가야 했기 때문에 약 20시간이 걸려 더블린에 도착했습니다.
International Epilepsy Congress
IEC 프로그램은 Basic science, Epidemiology, Clinical neurophysiology, Adult epileptology, Pediatric epileptology, Epilepsy surgery, Genetics, Drug therapy, Social issues 등 다양한 영역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주로 pediatric epileptology와 epilepsy surgery session을 들었습니다. Pediatric epileptology 중 오전 8시에 시작하는 비디오 세션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2021 ILAE neonatal seizure classification Task Force group에서 신생아 발작 유형에 따라 비디오를 하나씩 보여주며 설명해주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시간이었습니다.
Pediatric epileptology 세션에서는 Dr. Helen Cross, International Bureau of Epilepsy (IBE) 회장인 Sofia Francesca, Dr. Ingrid Scheffer, Dr. Elaine Wirrell 등 유명한 선생님들의 명쾌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세션 시작 전에 SLC6A1 변이를 가진 뇌전증 아이의 엄마이자 SLC6A1 비영리조직 대표인 엄마가 뇌전증 아이를 둔 엄마로서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와 어려웠던 스토리를 들려주었습니다. 또한 뇌신경박사이면서 IBE 회장인 Sofia Francesca은 DYNC1H1 변이에 의한 뇌전증을 가진 딸과 함께한 11년 동안 수많은 입원 치료, 비디오 뇌파 검사, 약물 치료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 발작 조절 외에도 약물의 부작용 모니터링, 동반 질환, 삶의 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습니다. 환자/보호자의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와 의사 입장에서 생각하는 문제 사이에 간극(gap)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환자와 보호자의 필요를 듣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임상의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회에서 환자/보호자 단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항상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환자/보호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임상과 만나면 강력한 연구 드라이브가 걸린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느끼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어려움이 연구의 핵심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산업과 연결되는 시스템이 작동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보았습니다.
ILAE에는 각 대륙 별로 Young Epilepsy Section (YES)이 있습니다. YES 에서는 만 40세 이하의 젊은 연구자들에게 각종 교육 프로그램, 저널 클럽, 교류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YES Asia-Oceania 각 나라별 대표들을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고 YES educational program 도 들었습니다. 작년에 우리나라 YES 대표를 인계 받았는데 아직 국내에 YES 활동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YES South Korea 회원을 모집하여 외국 젊은 연구자들과 활발하게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bout Dublin, Ireland아일랜드 더블린은 좁은 리피 강(Liffey River)을 두고 양쪽에 유럽식 벽돌 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낭만의 도시입니다.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한 아일랜드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한강을 보면서 강이 진짜 크다고 감탄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좁은 리피 강 위에는 오리 가족들이 놀고 하늘에는 갈매기들이 날아다니고, 아일랜드 거리 곳곳에는 버스킹(busking, 거리 공연)이 한창입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흑맥주 기네스(Guinness)의 본고장입니다. 기네스 하우스에서 아일랜드의 자랑인 기네스의 제조를 볼 수 있고 부드러운 흑맥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IEC는 생각보다 시차 적응이 어렵지 않았고 평소에 가보기 어려운 유럽의 도시를 둘러볼 수 있고 명쾌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학회였습니다. IEC를 계획하고 계신 여러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2023년 12월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American Epilepsy Society 2023 Annual meeting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참여하기 전부터 뇌전증에 대한 가장 up to date한 소견을 발표하는 학회로 들어서 기대가 컸고 전임의로 근무하며 환자진료에 관해 생긴 여러가지 궁금증에 대해서도 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장거리비행이 걱정이었으나 가는 비행기에서부터 AES에 참석하는 여러 선생님들을 뵙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컸습니다. 롱패딩을 입고 도착한 것이 무색하게 올랜도는 매우 따뜻한 날씨였고, 도착하여 시차적응을 하기도 전에 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놀랐던 것은 단순히 학문적인 것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career pathway를 구성하는 법, Interview에 잘 임하는 법 등 의사로서의 길을 꾸려나가는 것에 대한 session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들어가보니 여러 명의 연자분들이 나란히 앉아서 한 분씩 돌아가며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 된 여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중 한 명은 레지던트 시절부터 뇌파를 보면 너무 마음이 calm해져서 뇌파가 좋았고 당시 강아지 이름을 wicket이라고 지었다는 얘기를 하여 강의실에 있던 모두가 같이 웃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학회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모두가 참 신나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비교적 차분하고 진중한 분위기의 국내 학회와는 다소 다르게 모두가 각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신나고 들떠서 발표하는 것이 느껴졌고, 그 발표자와 참석자들 중 일부는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나 보호자라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간호사가 surgical conference에서 환자 presentation까지 한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는, 국내 간호환경도 개선되어 보다 전문적인 간호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환자진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보호자와 의료진 간의 connection 및 보호자들간의 연대가 참 끈끈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각 gene mutation별로 환자 및 보호자단체가 있었고, 부스에서 해당 gene이나 syndrome의 이름이 새겨진 가방 및 기념품과 그 syndrome의 특징, 치료방식이나 어려운 점이 보기 좋게 인쇄되어 있는 리플렛을 같이 받고 있으려니 직접적인 의료 외의 환경에서도 배울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session을 들으면서, 상기한 아쉬운 점들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국내의 의료도 참 박차를 가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환자에 대한 presentation이나 치료에 있어서 그곳에서 하는 고민들을 국내 의료진들도 똑같이 하고 있고, 이러한 노력을 앞으로는 국제학회에서 좀 더 돋보이게 해야겠구나 하는 책임감도 가졌습니다.
처음으로 참석한 국제학회였지만 많은 점들을 느끼고, Korean dinner at AES에서는 같은 학회에 참석한 여러 선생님들을 뵈면서 이러한 모임 및 학문적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고 계신 선배님들에 대한 존경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LA에서 AES가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언제 다시 참석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임상경험 및 지식을 더 쌓아 나가면서 다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