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흔한 병인가요?
두통의 과민한 뇌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아청소년과 외래에서 빈번하게 진료하는 흔한 증상입니다. 전국적인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반복적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비율은 29% 정도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즉 초등학생보다 중고등학생에서 더욱 흔하게 발생합니다. 즉 두통은 뇌염, 뇌종양, 뇌출혈 등 머리 속에 발생하는 위중한 병들의 첫 증상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흔한 빈도로 건강하게 잘 자라던 아이들에서도 반복적인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림: “소아신경학, 제3판” 대한소아신경학회, 군자출판사, 2021]
두통은 유전되나요?
네, 부모님, 일가 친척 중에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이 있는 경우가 적어도 50%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반복적인 두통이 있더라도 병원을 가지 않고 진통제만 드시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혹시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 시 반복되는 두통이 있었다면 비록 진단을 받지 않으셨더라도 부모님들께서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두통이 있는 아이들은 어린 시절에 반복적인 복통, 어지러움, 차멀미 등을 자주 경험할 수 있는데 이는 어린 나이의 경우에는 두통이 아닌 다른 증상으로 두통이 표현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족력과 아이의 과거력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인데 머리가 아플 수 있나요?
천진하게 뛰어노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어린아이들에게 무슨 머리 아플 일이 있을까 싶지만 아이들도 적지 않게 두통을 호소합니다. 다만 이들의 두통 발생 비율이 중고등학생에 비해 낮고 두통 시간이 짧으며 배가 아프거나 어지럽다고 표현을 하는 경우도 흔하고 정확하게 통증을 표현하지 못해 그냥 피곤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감별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꾀병으로 생각하거나 뇌종양 등의 너무 위중한 병이라고 미리 걱정하지 마시고 사소한 두통이라도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 전문의의 진찰을 꼭 받도록 합니다.
맨날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늘 기분이 안 좋아 보이고 잠도 잘 못 자서 걱정입니다.
스트레스는 두통의 중요한 유발 요인입니다. 학교와 가정 생활에서 살펴볼 점이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친구, 가족들과의 관계, 학업에 대한 부담, 경쟁을 강요하는 환경 등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두통과 어지러움으로 병원에 왔지만 실제로 아이한테 더 큰 문제점이 불안, 우울감이고 신체 증상의 한 표현으로 반복적으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심리적인 문제를 꼭 생각해보는 것이 두통의 치료에는 아주 중요합니다.
두통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두통의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일차 두통과 이차 두통을 구분해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뇌질환이나 눈, 코, 귀 등의 질환, 감기와 같이 열을 동반하는 질환 등 기질적 원인이 있는 경우를 이차 두통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두통은 특별한 원인질환을 발견할 수 없고 과민한 뇌의 특성으로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일차 두통이라 하며 크게 편두통, 긴장형 두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머리가 아픈 증상뿐만 아니라 소화불량과 구역, 구토와 같은 동반 증상이 일차 두통에서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중 편두통은 더 심하고 길게 아프고 구역, 구토,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불편해하는 동반 증상들이 더 자주 발생합니다. 반면 긴장형 두통은 편두통에 비해 두통의 기간과 강도가 약하고 동반 증상들이 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가 혹시 뇌종양일까요?
많은 보호자분께서 우리 아이가 혹시 뇌종양은 아닌가 머리에 큰 이상이 있는건지 많이 걱정하시면서 병원에 방문하십니다. 실제 뇌종양의 유병률은 10만 명당 5명 미만으로 아주 드문 병으로 진료를 받기 전부터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알고 계셔야 할 위험한 신호들이 있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잠에서 깨어나거나 두통이 있는 동안 발작이나 마비가 발생하거나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짧은 기간 (1-2개월 내의) 동안 두통이 악화되는 경우들로 이때에는 뇌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수칙이 있나요?
두통은 한 번에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관리해 주어야 하는 병입니다. 치료는 크게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비약물적 치료의 기본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약물적 치료로는 아플 때 통증을 완화해 주는 진통제 치료와 너무 자주 발생하는 두통을 위한 예방적 약물 치료가 있습니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물을 잘 마시는 습관, 적절한 운동과 올바른 자세 및 좋은 식습관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또한 장시간의 컴퓨터와 휴대폰 사용은 줄이고 카페인이 든 음식을 피하도록 합니다. 잠들기 전에 편안한 자세로 수면에 도움이 되는 심호흡을 하거나 잠들기 30분 정도 전부터는 방을 어둡게 하고 핸드폰을 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두통은 많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소아 청소년 두통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는 수면이 불충분하고 장시간 핸드폰, 컴퓨터를 사용하는 습관, 운동 부족 등과 관련이 높습니다.
두통의 강도와 시간, 두통이 발생하는 이유 등을 자신의 두통 일기에 기록해 보면서 본인의 두통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두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두통의 시간이 짧게 발생한다면 굳이 진통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지만 시간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쉽게 호전되지 않는 양상이면 본인의 몸무게와 나이에 맞는 진통제 (소염 진통제, 타이레놀)를 복용합니다. 또한 두통이 발생하면 참고 견디다가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발생하자마자 바로 복용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에 필통, 지갑 등에 두통약을 보관하여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통제는 월 10일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이러한 건강한 생활 수칙과 아플 때 진통제를 잘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두통은 잘 조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에서 주 3회 이상 편두통 발작, 혹은 주 3-4일 이상 두통, 그리고 생활습관 개선, 식단 조절, 스트레스 관리가 안되거나 급성기 응급약물에도 좋아지지 않으면 매일 먹는 편두통 예방약을 복용하는 치료를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감수 : 권혜은 선생님 (국제성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