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학회 참관기

18th International Child Neurology Congress (ICNC) – Cape Town, South Africa, May 6–10, 2024

세브란스병원 고아라

2024년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18th International Child Neurology Congress에 참석하였습니다. 의정사태로 인한 전공의 부재에 한창 적응할 시기이기도 하고, 너무 멀기도 하고, 치안이 좋지 않다고 알려진 곳이기도 하고 해서 그런지 저희 학회 다른 교수님들께서는 많이 참석하지 않으셨던 듯합니다. 좀 외롭기는 하였으나, 좋게 생각하면 학회에 잘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는 학회장과 바로 연결된 호텔은 비용이 너무 비싸서, 그 다음으로 가까운 호텔에 묵었습니다. 학회 가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케이프타운으로 간다고 하니 주변에서 위험한 곳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하였습니다. 심지어 제가 묵은 현지 호텔 직원도 케이프타운에서 어디를 가려면 위험하니 걸어서 다니면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호텔에서 학회장은 빠르게 걸으면 10분 정도 걸리는 너무 가까운 곳이어서, 택시를 부르기에는 아까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학회장 왕복을 할 때 너무나 빠르게 경보를 하여 고작 10분 거리를 다녔는데도 무리한 속도를 내서 그런지 내내 다리가 매우 아팠습니다.

Neurocritical care, epilepsy, genetics, headache, stroke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최신 지견을 배울 수 있었고,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것은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신생아에서의 뇌 발달 문제 등 신생아의 brain health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소아중환자실, 신생아중환자실, 소아심장혈관중환자실 등 중환자실에 있었던 아이들의 장기 예후는 결국 뇌 건강과 직결되는데, 여기에 소아신경과 의사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Platform session에서는 뇌전증 수술 환자의 somatic variant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습니다.

케이프타운까지 왔는데 그래도 아무것도 보지 않을 수는 없어 마지막날 반나절 시내 투어를 하였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에 올라갔는데, 평평한 산 정상에 다양한 식물이 아름답게 있는 산책 코스를 돌며 케이프타운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희망봉 공원도 가보았는데, 파란 하늘과 바다, 초록색 식물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관광지는 전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안전하여 느긋하게 관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위험했던 적은 샌드위치를 손에 들고 있으니 계속 커다란 새들이 낚아채려고 공격을 해와서 결국 새들에게 넘겨주었던 일 밖에는 없었습니다.

ICNC 플랫폼세션 발표

테이블마운틴에서

European Epilepsy Congress (EEC) 2024 – Rome, Italy, Sep 7–11, 2024

조선대학교병원 안지예

2024년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개최된 EEC를 다녀왔습니다.

유럽 신경과 학회에서 주최하며 여러 유럽 도시를 번갈아 가면서 2년마다 EEC를 개최하는 것으로 다음 학회는 202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 예정이라고 합니다.

학회장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과 로마의 유구한 유적지이면서 시내에 해당되는 중심지의 중간 지점에 해당되는 La Nuvola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인 2020년에 전임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참석하는 해외 학회였기에 많이 설레고 기대되었습니다.

첫날(7일)인 토요일에는 주로 소규모로 Half-day Teaching course가 여러 분야(Neonatal EEG, EEG reading, Neuropsychology, Neuroimaging, SE, epilepsy surgery 등)가 있었으나 미리 신청하지 못하여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8일 일요일 이후로는 강의 및 구연 발표 위주로 학회 진행이 되었습니다. 뇌전증 전반의 여러 분야의 강의가 7개 정도의 강의장에서 이루어 졌고 특히 소아 뇌전증에 관한 내용은 가장 큰 홀인 La Nuvola 홀에서 있어 주로 그곳에 있게 되었습니다. Developmental and epileptic encephalopathies, 신생아 및 소아 환자의 seizure semiology에 대하여 알기 쉽게 잘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Oral presentation 중에서는 subcutaneous EEG(sqEEG) monitoring가 환자의 seizure diary를 비교하는 연구가 흥미로웠는데, 개인적으로 다소 간편하게 귀 뒤 scalp에 심고 기록이 되는 점이 하루에 다회의 경련을 하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진료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생각보다 연구결과가 민감도나 정확도가 아직은 높지 않아 보여,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오후에는 mini EEC Forum으로 작은 규모의 강의가 많이 열렸는데, 그 중 autoimmune encephalitis에서 seizure에 대한 강의와 뜨거운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진료실에서 고민이 되는 환자가 있어 참석하였는데 저, 그리고 한국 외에도 세계 다른 여러 곳에서도 같은 질환을 치료하면서 고민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벅차올랐습니다.

강의 중간 중간에는 여러 분야의 poster를 관찰하였습니다. 다른 여러 교수님들도 학회장에서 뵙고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반가웠습니다. 시차적응에 많이 힘들어서 새벽에 일찍 깨고, 저녁 먹기 전부터 졸음이 몰려와 힘들어서 커피를 많이 먹게 되었는데, 여러 식당에서 모두 뜨거운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외 평소 자주 먹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임병찬 선생님, 우혜원 선생님과 함께 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았던 한식당에서의 김치찌개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출국 전부터 로마의 지하철의 소매치기에 대한 여러 무서운 소문을 들어서 학회장 가는 길, 숙소로 돌아오는 길 등 한시도 긴장을 늦추기가 어려웠지만, 바쁜 일상에서 멀어져 고대의 여러 유적들(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트레비 분수) 등을 보면서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53rd Child Neurology Society (CNS) Annual Meeting – San Diego, USA, Nov 11–14, 2024

서울대학교병원 장서윤

저는 2024년 11월 10일부터 14일까지 San Deigo에서 열린 제53회 Child Neurology Society Annual Meeting에 참석하였습니다. 지난해 소아신경 전임의 1년차로 참석했던 American Epilepsy Society 이후 선생님들과 참석하는 신경 학회였는데, 괜히 미국에서 진행되는 소아신경학회를 간다고 생각하니 오롯이 첫 해외 학회여서 들떴던 작년의 마음과 달리 미국의 소아신경학회는 한국과 어떻게 다르고, 진료 방식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한 마음에 더 기대가 컸던 것 같습니다.

학회장에 도착했을 때 첫인상은 작년 AES 보다는 다소 규모가 작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미국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소아신경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최신 동향과 미래 전망에 대해 열정적으로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 크게 감화되었습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소아신경환자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들어 괜히 제가 위안이 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FDA 승인을 받은 신경근육질환 치료제들과 이들의 임상적 적용 사례를 포함하여,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 과정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생소했던 신약 개발의 초기 연구 단계에서 임상시험 준비 및 진행까지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다뤄졌으며, IND(임상시험계획) 제출과 관련된 도전 과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이런 실무적인 주제도 실제 그 과정을 진행해본 입장에서 설명하다 보니 굉장히 와닿았고, 실제로 학회 프로그램들이 전반적으로 전공의들이나 어린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무도 자세히 접근한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최근 승인된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처방하고, 가족들에게 연구 참여 단계에 대해 상담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는데, 치료제의 개발부터 환자에의 도입까지 하나하나의 과정을 정말 꼼꼼히, 하나의 전문 분야로서 견고하게 구축해 나간다는 느낌이 들어 이 점은 우리나라의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많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는 유전자 치료제들에 대한 연구부터, 임상 시험, 현장에 대한 도입이 더 많아지고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분야에 있어서 소아 신경 의사로서의 외연이 더 확장되고 중요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학회에서 자주 만나 뵙기 어려운 여러 선생님들과 정말 crisp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공기와 햇살을 가진 도시에서 좋은 풍광도 즐기고, 맛있는 커피와 음식을 먹으며 보냈던 시간 모두가 참 감사했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있어 들른 Sea World에서 만난 바다 코끼리와 부대찌개, 떡국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소아신경분야의 스승을 넘어 비슷한 길에서 이미 수 년의 인생을 살아오신 선배로서 해 주셨던 한 마디 한마디가 소아신경 의사로서의 인생에서는 초입에 서 있는 저에게 큰 도움이었습니다. 얼마 수련기간이 지나지도 않았지만, 소아신경환자들은 여전히 저를 반갑게 하기도 하고, 속상하게도 하고, 보람되게도 합니다. 아직 역시나 소아신경환자가 좋아서 인 것 이겠지요. 소아신경 뉴스 ‘레터’의 한 켠을 맡다 보니, 그런 환자들 옆을 오랜 세월간 지켜오신 모든 분들께 다정한 인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2024년 의료계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자리를 지켜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응원의 인사를 드리고 싶고, 모든 분들께, 우리 소아 환자들에게도 따뜻한 겨울을 기원합니다. 소중한 해외 학회 경험을 하게 해 주셔서 학회 참관기 투고 기회를 얻어 이런 말도 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2025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merican Epilepsy Society (AES) 2024 Annual Meeting – Los Angeles, USA, Dec 6–10 2024

세브란스병원 장신영

저는 이번에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American Epilepsy Society (AES) Annual Meeting에 참석하였습니다. 처음 참석하는 해외 학회이기도 하고, AES에서 다양한 세션들을 소개하는 메일을 학회 전부터 꾸준히 보내주어 큰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장시간 비행으로 다소 피곤했지만,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설렘과 기대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LA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AES Annual Meeting은 12월 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총 5일간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션들로 가득 찬 일정이었습니다. 특히, 학회 전용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은 매일 진행되는 세션들의 시간과 장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학회 기간 동안 매우 유용했습니다. 또한, 각 세션의 주제와 Speaker들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흥미로운 강연을 선택하는 데에도 유용했습니다. 동시에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강의들이 진행되었는데, 모든 세션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해 한 가지를 골라 참석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AES는 단순히 아카데믹한 강의만 제공하는 학회가 아니었습니다. 연구 중심의 강의 외에도 career pathway, mentoring 세션, 레지던트 및 펠로우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더불어 간호사와 환자들을 위한 별도의 세션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는 질병을 중심으로 환자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의료진이 환자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동시에 개인의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학회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포스터 세션에서도 수백 개의 포스터가 진열되어 각자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연구에 대한 많은 자극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AES에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연구하며, 가장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는 자세의 중요성이었습니다. AES Annual Meeting은 저에게 의사이자 연구자로서의 동기부여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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