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일한 입니다. 미국에서의 짧은 1년이었지만 미국에서의 연수경험을 공유하면서 후에 연수를 가시는 분께 도움이 될까 연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2024년 4월 코로나 백신 접종이 없이도 비자 발급이 가능해져서 2024년 5월부터 급하게 연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곳을 알아보던 중 고수경 교수님이 감사하게도 바로 회신을 주셔서 네브라스카로 연수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준비 기간이 촉박하여 2024년 하반기는 비자 발급, 연수 승인관련 문서 준비로 시달렸던 것이 어제 같습니다. 특히 네브라스카의 오마하 지역은 한국에서 연수를 자주 가는 지역이 아니라서 도움을 받을 분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거주할 집을 구하는 문제는 인터넷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데 답답함의 연속이었으나 고수경 교수님의 도움으로 다행히 출국전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 도착해서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핸드폰 개통, 은행계좌 개설, 미국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 발급, 운전면허 발급, 차 구입을 순차적으로 하면서 2월을 바쁘게 지냈습니다. 미국에 처음 가시면 위의 순서대로 일을 진행해야 순조롭습니다. 예를 들어 핸드폰 없다면 은행계좌 개설이 어렵습니다. 그렇게 한달 간은 집 정리 및 위와 같은 일로 스트레스가 참 심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강준원 교수님께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네브라스카는 미국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주로 평야가 대부분인 주입니다. 도심을 벗어나면 끊임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과 방목하는 소가 보이는 평야가 일반적인 풍경입니다. 저희 가족은 네브라스카의 오마하란 도시에 거주했습니다. 더 정확히는 엘콘(Elkhorn)이라는 도시입니다. 네브라스카는 크게 볼 것이 없는 주이지만 다른 주에 비해 몇가지 강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집세와 물가가 싸다는 것입니다. 제가 연수를 준비할 때는 1300원대 였던 환율이 연수중에는 1400원대 중반까지 올라가더군요. 아마 최근 연수 가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도 인플레이션이 심해서 생활비가 상당히 스트레스 입니다. 네브라스카주는 세금이 싸고 물가가 낮아서 생활비 외에 다른 부분 (예, 여행, 문화생활)에 재정을 투여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두번째는 치안입니다. 거의 백인이 대부분인 관계로 소수인종에게 매우 친절하고 범죄율이 낮아서 밤에도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면이 좋았습니다. 셋째는 대도시와 달리 사람들이 느긋하고 서로를 잘 배려합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마음이 편하고 저희 가족도 느긋해지더군요. 이런 면이 저는 진짜 미국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따라서 평화롭고 여유로운 일상을 바라신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단점으로는 즐길 거리는 적다는 것과 장관이긴 하지만 토네이도가 자주 생기고 겨울이 길다는 것입니다. 특히 겨울에는 위도가 한국 보다 높은지라 밤이 상당히 길어집니다.
고수경 교수님은 저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해 주셨고 저는 월요일과 수요일에만 출근해서 심포지엄과 컨퍼런스를 참석하고 주로 자택에서 병원에 접속해서 차트 리뷰 및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두가지 연구를 진행했는데 첫번째는 고수경 교수님이 선정해주신 Developmental epileptic encephalopathy(DEE)/Epileptic encephalopathy(EE) spike wave activation in sleep(SWAS) 였습니다. DEE/EE SWAS는 과거 CSWS, Landau-Kleffner Syndrome을 포함하는 질환으로 용어를 바꾸고 다시 정리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미국에서는 학회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했습니다. 저는 SWAS 패턴을 보이는 환자들의 명단을 정리하고 여러 임상정보 및 VEM을 분석하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이 결과를 AES에서 발표하고 논문화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두번째 연구는 뇌종양으로 치료 받은 환자들의 첫 증상에 대한 연구 였습니다. 이 때는 혈액종양 팀하고 같이 일했는데 연수기간 동안 아쉽게도 연구를 마치지 못하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컨퍼런스의 경우 월요일에는 거의 오전내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정해서 강의를 듣고 이어서 케이스 발표, 영상 컨퍼런스를 진행하였고 수요일에는 SEEG를 시행한 환자들의 뇌전증 수술에 대한 컨퍼런스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SEEG를 어느 센터에서나 익숙하게 쓰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부 대형 센터에서만 활용이 많은데 미국의 경우 중규모 도시의 병원이라고 SEEG 검사가 수월하고 뇌전증 수술도 많이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 부러웠습니다.
Symposium
고수경 교수님과의 마지막 미팅
미국 연수를 가게 되신다면 아이들 방학 때 꼭 National Park를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경이롭고 광대한 공원들이 많습니다. 연간권을 끊으면 70달러 정도로 한가족이 거의 모든 공원을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합니다. 특히 콜로라도, 유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에는 유명한 National park가 많습니다. 미국 연수기간 중 특권인 로드 트립을 해보시면 좋습니다. 저희 가족은 록키 산맥 (콜로라도)에서 시작해서 Canyonland national park, Monument valley (유타)를 거쳐서 Grand canyon, 라스베가스를 거쳐서 Sequoia, Yosemite (캘리포니아)를 구경하고 Salt lake city를 거쳐서 15일간 여행을 했습니다. 가족 모두 만족도가 높았고 아마 오랫동안 좋은 추억을 남을 여행이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잘한 일중 하나로 저의 가족 모두 꼽습니다
Sequoia national park
Yosemite national park, 가족과의 행복했던 서부여행
향후 미국 연수 가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연수기를 남기며 최근 어려운 여건에서도 중환을 보시느라 힘드신 소아신경학회 회원님들 새해에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에 있는 Rady Children’s Hospital 뇌전증 센터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Rady Children’s는 UC San Diego 대학 교수진이 진료하는 어린이병원으로 1954년 개원하여 2024년에 개원 70주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뇌전증 센터장인 Dr. Sattar 와 안면은 없었지만, J2 비자로 가게 되어서 샌디에고에 있는 동안 클리닉과 SEEG 등을 보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고 흔쾌히 수락해준 덕분에 병원을 나가면서 그들의 진료를 보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Rady Children’s Comprehensive Epilepsy Center는 난치성 뇌전증 소아들의 마지막 종착지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샌디에고와 멕시코 지역의 여러 병원에서 조절되지 않는 발작으로 의뢰되어 오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외래, SEEG 수술과 관련 검사, 비디오 뇌파 판독, 매주 진행하는 epilepsy conference에 참여하였습니다. Intractable epilepsy clinic과 RNS clinic 가 재미있었고, 우리는 급여 체계에 갇혀서 사용하지 못하는 약들이지만 그들은 약물 선택의 폭이 넓었습니다. RNS는 아직 유럽과 아시아에는 도입되지 않아 미국에서만 가능한 치료인데, 제가 예상한 것보다 RNS를 하고 있는 환자들이 학교 생활을 포함하여 신체적 인지적 활동이 좋아서 조금 놀랐습니다. 뇌파 판독실에서는 EMU와 SEEG 판독을 하였고, SEEG 환자들의 stimulation과 functional mapping을 할 때 Dr. Sattar 옆에서 숫자도 불러주고 도와주었습니다. 1년에 약 9-10 케이스의 SEEG를 진행하고 있고, 멕시코 국경과 차로 30분 거리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멕시코에서 오는 환자들도 많은 편입니다. 매주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선정하여 소아신경과, 소아신경외과, 영양사, 심리사, 영상의학과가 모여서 진행하는 컨퍼런스도 참석하였습니다. Laser ablation을 한지 10년 정도 되었다고 하였는데 그래서인지 컨퍼런스에서도 laser ablation을 먼저 해보고 이후에 resection을 고려해보는 등 환자,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에게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최소한의 침습적 수술이 첫번째 치료 계획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캘리포니아의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Rady Children’s Hospital The Rose Pavilion
Dr. Sattar는 젊고 열정이 많은 분이었고, 저희와 비슷하게 소아과 전문의 이후에 소아신경과를 전공한 배경을 갖고 있어서 아이를 진료하는 시각이 저와 비슷했습니다. 논문을 즐겨 쓰시는 브라질에서 오신 Dr. Montenegro, 그리고 퇴직 이후에도 주 2회 나오셔서 진료하시는 Dr. Nespeca 모두 저에게 친구처럼 편하게 알려주시고 “너라면 어떻게 치료할 것 같아?” 라며 저의 의견도 물어봐 주셔서 따듯한 분위기에 마음 편하게 지냈습니다.
Rady Children’s Comprehensive Epilepsy Center Director, Dr. Sattar와 함께
샌디에고에 있는 동안에 Child Neurology Society (CNS) 학회를 오신 교수님들과 동료, 후배를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한국에서 샌디에고로 가는 직항이 없다보니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학회를 갈 생각을 못했는데, 샌디에고는 4월부터 11월 사이에 방문하기 좋은 곳입니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우기라서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옵니다. 캘리포니아의 높은 물가로 인해 “We are paying for the weather” 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지만, 제가 다녀본 곳 중에 샌디에고는 정말 날씨가 최고로 좋은 곳입니다.
샌디에고 CNS 학회에 오신 교수님들과 함께
Rady Children’s는 한국에 있는 큰 센터에 비하면 작은 규모였지만,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을 경험하고 그 곳 사람들을 알아갈 수 있는 마음 따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와 아내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알래스카, 멕시코 칸쿤, 캐나다, 그랜드 서클 등 여행을 다닌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시간은 많고 외식 물가는 비싸다 보니 대부분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었는데 제가 만든 어설픈 한국 음식이지만 동네 이웃 주민들과 한국 음식도 나눠 먹으면서 즐거웠고, 내가 갖고 있는 능력과 시간을 나눌 때 내게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모든 선생님들이 뜻하시는 바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