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25년 7월에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16th European Paediatric Neurology Society Congress 에 참석하였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저 혼자 가는 학회여서 조금 무서운 감이 있었는데 독일행 비행기에서 학회에서 자주 뵀던 교수님들을 마주치게 되어서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양동화 교수님과 비행기 옆자리 배정이 되어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비교적 재미있게 버틸 수 있었습니다. 양동화 교수님! 인생 상담과 진로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회 분위기는 작년에 다녀온 AES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발표 전후로 커피를 들고 서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서로 아는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저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다행히도 동행했던 간호사 친구에게 학회 등록 없이 attendee 명찰을 무료로 만들어 주어 강의도 함께 듣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외롭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소아신경질환(대사질환, 면역질환 등)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에 대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는데 유럽에 속해 있는 여러 국가들이 같이 연구하고 clinical trial을 하는 research 들이 많았고 단일 국가 연구가 많은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새롭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metabolic disorder 를 진단하기 위해 CSF를 아주 적은 양만 사용해서 여러 metabolite를 한 번에 분석하려는 연구였는데, 대사질환은 처음 진단할 때 검사해야 할 게 워낙 많다 보니 이런 방식이 실제로 가능해지면 효용성이 좋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preparation도 덜 되어 있고 비용도 부담스러운 단계라고 했지만, 예전에 NGS 검사나 CSF 패널 검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학회에서 CHD2 variant와 관련된 포스터 발표를 했습니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고 너무 긴장한 탓에 설명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끝까지 잘 들어주시고 질문에도 잘 대답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독일에 도착한 날이 학회 시작 하루 전이라 비교적 여유 있게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숙소와 명소인 마리엔플라츠가 걸어서 다닐 만한 거리여서, 본의 아니게 이후에도 자주 갔습니다. 덕분에 하리보 젤리도 많이 샀습니다. 날씨는 유럽 특성인지 맑았다가도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한동안 건물에 갇힌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맑은 날이 더 많아 다행이었습니다. 음식은 슈바인학센을 포함해 아주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마트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불닭볶음면’을 팔고 있어서 덜 채워진 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한 봉지에 거의 5,000원쯤 했던 것 같습니다…) 정작 한국에 돌아와서는 잘 안 먹습니다^^
저는 이번에 IEC(International Epilepsy Congress) 학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참가한 유럽 학회였고, 오랜만에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흐름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학회장을 찾아가며 느낀 긴장감부터, 세션과 포스터 발표, 연구자들과의 교류까지 모든 과정이 제게는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Epilepsy surgery 관련 세션에서도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특히 perisylvian area 수술 케이스나 Rasmussen encephalitis와 같이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사례들을 통해, “수술”이라는 한 단어 안에 얼마나 많은 판단과 준비가 필요한지 다시 한번 체감했습니다. 해외에서는 RNS나 coagulation procedure 등이 실제 치료 스펙트럼 안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어, neuromodulation 분야의 폭넓은 논의도 인상깊었습니다. 비침습적 기법부터 침습적 치료까지 다양한 접근들이 소개되었고, 아직 연구 단계인 기법들도 임상 적용을 향해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흔하지 않은 치료 옵션들이 실제 현장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논의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우리 환경에서도 치료 선택지가 더 넓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회 기간 중 저는 PCDH19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였습니다. 포스터 세션에서 여러 연구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같은 질환을 보더라도 연구 환경과 환자군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특히 한 연구자와 pseudo-seizure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제 환자군을 다시 분석해보고 싶은 동기가 생겼습니다. 제 환자들은 아직 어리거나 인지 기능이 낮아 그런 양상을 관찰하기 어렵지만, 결국 목표는 발작 조절을 통해 아이들이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학회 밖에서는 리스본의 분위기 자체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안전하고 여유로운 도시의 리듬 속에서 짧게나마 여행을 하며, 학회 일정으로 지친 마음을 환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에그타르트 ‘본점’은 기대 이상으로 맛이 있어서, 이번 일정의 소소한 하이라이트로 남았습니다.
이번 IEC는 단순히 지식을 업데이트한 자리를 넘어, 연구자로서의 시야를 넓히고 다시 동기부여를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현장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들을 직접 듣고,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내가 더 공부하고 정리해서 우리 환자들에게 연결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선명해졌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교수님과 병원, 그리고 참가 후기를 위한 지면을 빌려주신 학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임의 1년차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감사하게도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5 American Epilepsy Society Annual meeting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회 당일에서야 확인한 AES 프로그램은 매우 방대하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어떤 강의를 선택해야 할지부터 고민이 되었습니다. 각 세션의 내용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제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지만, 현재 어떤 임상, 연구, 수술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접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학회장과 각 회사 부스의 규모가 커서, 전시 공간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autoimmune encephalitis associated epilepsy (AEAE)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AE 직후 항체 매개 기전에 의한 경련과 달리, AEAE에서는 cytotoxic T cell에 의한 구조적 손상으로 epileptogenic network가 형성되며, 이 단계에서는 면역치료보다는 이미 형성된 네트워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가 경련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Multifocal하여 수술적 접근이 어렵지 않을지 의문이 들었으나, responsive neurostimulation (RNS)을 이용해 수개월간 모니터링을 시행하며 focus를 규명한 경험이 소개되어 흥미로웠습니다. 이외에도 thalamocortical connectivity를 기반으로 한 thalamic deep brain stimulation에 대한 치료도 여러 강의에서 다루어져 인상 깊었습니다. 중환자실에서의 continuous EEG 시행에 대한 찬반 토론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임상적 효용뿐 아니라 의료진의 소진과 자원 문제까지 함께 다루는 시각이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AES에서 아시아 연구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일부 연구 주제가 국내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최신 수술 기법이나 신약 관련 연구들은 매우 흥미로웠으나, 실제 임상과의 간극을 실감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학회를 통해 특히 크게 느낀 점은, 학회에서의 socializing이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연구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가 학회의 핵심이라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학회장으로 이동하던 중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된 한 교수님과의 짧은 대화 역시 기억에 남습니다. Iowa 대학에서 organophosphate toxicity 모델을 연구 중이라는 이야기를 하시고 포스터 발표를 홍보하시며, 저의 진로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셨습니다. 다만 저의 언어적 한계로 대화를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애틀랜타 시내를 둘러본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마트를 다니며 식료품을 사고 현지의 생활상을 구경하는 시간도 좋았고, 아쿠아리움을 방문하여 힐링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다녀오기 전과 다르게 애틀랜타는 여러 매력을 지닌 도시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구글맵을 들고도 길을 찾지 못하는 저를 세심하게 챙겨주신 임병찬 교수님과 김존수 교수님 덕분에 이번 첫 해외학회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되었습니다. 학회 참석에 큰 도움을 주신 김우중 교수님과, Korean night에서 따뜻하게 맞아주신 여러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