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증 (Hydrocephalus) 은 두개골 안의 지주막하공간이라고 하는 뇌실에 과도한 뇌척수액이 축적되는 질환입니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투명한 무색의 액체로 일정량이 생성되고 흡수됩니다. 뇌척수액은 충격으로부터 뇌와 척수를 보호하며, 영양분을 운반하고 노폐물도 제거합니다. 수두증에서는 뇌척수액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거나 과도하게 만들어지면서 뇌에 많은 압력이 가해집니다. 신생아 1,000명 중 1명 정도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림: “소아신경학,제3판”대한소아신경학회,군자출판사, 2021]
증상 및 징후
진행하는 수두증의 증상은 연령에 따라, 즉 머리 봉합이 닫히기 전후에 따라 다릅니다. 머리 봉합이 닫히기전에는 수두증에 의한 두개 내압이 상승하더라도 임상 증상이 경미하여 가벼운 성장장애, 높은 울음소리, 발달 지연 등만 보이거나 약 50%에서는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그 외 증상은 자극 과민, 구토, 행동 변화, 졸음 등이 있습니다. 중요한 소견 중 하나는 머리 둘레가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머리가 클 수 있습니다. 다른 신체 성장 속도에 비해 머리 둘레가 특히 빠르게 늘어난다면 수두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망막출혈이나 시신경 위축에 의한 시각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눈에서 관찰되는 중요한 징후로 안구가 아래로 내려가 흰 공막이 눈꺼풀 아래로 보이는 현상인 해거름 징후(setting sun sign)를 보일 수 있습니다. 영아기를 지난 소아 및 성인의 경우 두통, 구토, 메스꺼움, 시신경의 유두부종, 눈의 하향 편위, 균형잡기 어려움, 시력 저하 등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심해지면 손발의 협응이 어렵거나 보행장애, 배뇨 장애, 발달 지연, 의식 저하, 과민성, 졸림, 성격이나 인지의 변화도 보일 수 있습니다.
원인
선천성 수두증의 원인으로는 수도관 폐쇄, 키아리 기형, 두개골 조기 유합증, 댄디-워커 증후군, 무뇌수두증, 신경관결손, 뇌갈림증, 뇌동정맥기형 등이 있습니다. 후천성 수두증은 출생 후 뇌손상, 지주막하 출혈, 두부 외상, 감염, 종양 또는 수술 합병증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단
신경학적검사와 더불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뇌영상 검사 입니다. 돌 전에 머리의 앞숫구멍이 열려있을 경우 뇌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뇌자기공명영상검사(MRI)가 필요합니다. 선천성 수두증의 경우 산전진찰도 가능할 수 있는데 임신 5-6개월 정도가 되면 뇌실의 비정상적 팽창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양수 천자로 수두증과 관련된 다른 선천적 결함의 존재를 검사하거나 태아초음파도 도움이 됩니다. 수두증으로 진단되면 신경외과 진료를 통해 치료에 대한 상의가 필요합니다.
[그림: “소아신경학,제3판”대한소아신경학회,군자출판사, 2021]
치료 및 예후
수두증은 뇌척수액의 생성을 줄여주는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으나 수두증이 심해 신경학적 증상이 있을 경우 대부분 션트라는 외과수술이 필요합니다. 이 수술은 뇌척수액의 흐름을 중추신경계내에서 일부 흡수될 수 있는 신체의 다른 영역으로 우회시킵니다. 주로 뇌와 복강을 연결하는 뇌실복강션트를 시행합니다. 이 방법은 삽입이 더 쉽고 복강 내에 충분한 길이의 도관을 넣어 성장하더라도 막힐 염려가 별로 없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합병증으로는 도관의 막힘, 감염, 경막하 출혈 등이 있습니다. 도관을 언제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립된 바가 없으나 수두증이 정지되고 10대가 되었다면 도관을 제거하여도 문제가 없을 것이나 도관 제거 후 뇌압 상승의 증상이 다시 보인다면 바로 CT나 MRI를 시행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내시경을 통해 제3뇌실 바닥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뇌척수액 폐쇄를 우회하고 뇌 표면 주위의 흡수 부위로 흐르도록 합니다. 특히 수도관 협착에 의한 수두증에 효과적이며 뇌기저동맥천공, 뇌척수액 누출, 뇌수막염, 시상하부손상, 뇌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수두증으로 진단된 경우 예후는 일괄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우나, 수두증의 특정 원인과 환자의 예후는 상관이 있습니다. 뇌자체의 기형이나 손상이 심하다면 운동이나 지능발달에서 좋지 않은 예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정상 압력 수두증은 일반적으로 상태를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개선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성 수두증은 드물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명적입니다. 수두증은 인지 및 신체 발달 모두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신경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있다면 보다 도움이 됩니다.
감수 : 강준원 선생님 (충남대학교병원)